○ 이창호 9단 ● 박영훈 9단 본선 16강 5국 4보(62∼78)
백 ○가 은은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반상 전체를 내려다보는 대세점이다. 당장 왜 좋은지 계량할 순 없어도 존재 자체만으로도 듬직한 수다.
흑 69까지의 하변 공방은 이런 정도. 흑 돌이 좀 무거워지긴 했지만 하변 백 진을 깨는 데 성공해 불만은 없다.
백 70으로 들어간 것은 우하 흑의 사활 때문에 선수로 듣는 수가 많아 가능한 침입. 박영훈 9단은 여기서 선수를 뽑은 뒤 하변 흑을 돌보고 싶어 흑 71로 막았다. 흑 77까지 진행된 뒤 백이 ‘가’로 흑 한 점을 잡으며 안정하면 그때 하변 흑을 보강하겠다는 것.
흑 71로는 참고도 흑 1처럼 위에서 눌러가야 했다. 물론 박 9단의 우려대로 후수를 잡게 되지만 이쪽이 튼튼하면 하변 흑은 크게 공격당할 말이 아니다.
백 78은 흑 돌에 너무 가깝게 다가간 듯하지만 의외로 강력하다. 하변 흑이 달아나야 할 길목에 미리 자리 잡은 백 ○가 씩 웃고 있는 듯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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