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북 확성기 겨냥 포격]10개월만에 연천서 다시 도발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대응사격을 실시하면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 측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북한이 우리 측의 대응 수위를 떠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 두 번의 도발에 한 번의 대응사격
76.2mm 직사포탄으로 추정되는 두 번째 포탄 수 발은 오후 4시 12분경 MDL 남쪽 700m 지역에 떨어졌다. 통상 직사포는 대포병레이더로 포착이 되지 않는다. 군 당국은 아군 장병들이 육안으로 확인한 포연(砲煙)과 소리 등을 종합해 직사포로 결론 내렸다.
우리 군의 대응사격은 1시간 정도 지나서 이뤄졌다. 늑장 대응 논란에 대해 군 당국은 “북측의 사격지점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우리 군의 대응사격은 한 번에 이뤄졌다. 우리 군이 파악한 첫 번째 도발 원점으로 타격을 하지는 않았다. 군 관계자는 “첫 번째 포탄이 떨어진 지점으로 확인하러 가는 도중 20분도 되지 않아 두 번째 포격이 일어났다”며 “우리 군의 피해가 없었던 점 등을 감안해 두 번의 도발에 대한 대응을 몰아서 한 번에 수십 발의 155mm 포탄 공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55mm 포탄을 쏠 수 있는 우리 군의 무기는 K-9 자주포 또는 K-55 자주포다.
우리 군은 주한미군과도 긴밀한 협의를 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최윤희 합참의장은 현 상황을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예고된 북한의 도발
북한군의 이번 도발은 우리 군이 전방 10여 개 지역에서 확성기 대북방송을 실시한 지 5일 만이다. 북한은 15일 조선인민군 전선사령부 명의로 ‘물리적 군사행동’을 위협했고 16일부터 동해안 지역 일대에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우리 군의 확성기 대북방송을 차단하려는 조치였지만 남측 확성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여야도 한목소리 북한 비판
여야는 북한의 포격 도발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북한이 지뢰 도발로 우리 병사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힌 데 이어 또다시 포탄까지 발사한 것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침략행위”라며 “북한은 무모한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회의에서 국방부 관계자가 포격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하자 “(상황 파악) 그런 것도 못하고 무슨 보고를 하러 오느냐”고 질타했다. 김 대표는 이날 연천군 주민들과 통화를 하면서 상황을 체크하기도 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