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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그려보세요, 희망이 피어나요”

입력 | 2015-08-21 03:00:00

SNS에 꽃그림 올리는 원은희씨… 자살예방協 ‘생명사랑대상’ 수상




꽃 그림을 통해 자살 예방 활동을 펼쳐온 원은희 씨는 “앞으로도 다양한 꽃다발을 만들어 힘든 사람에게 생명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은희 씨 제공

“제가 만든 ‘꽃다발’이 많은 사람에게 특별한 선물이 됐다는 게 뿌듯합니다.”

최근 한국자살예방협회로부터 ‘2015 생명사랑대상’ 문화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원은희 씨(53·여)는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삶의 무력함을 이겨내기 위해 3년 전부터 그리기 시작한 꽃 그림(꽃다발)의 사진을 찍은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게 이렇게 큰 변화를 불러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지인들 사이에서 ‘매일매일의 꽃다발’이라는 명칭을 얻으며 SNS를 중심으로 ‘생명력과 희망이 느껴진다’는 평가를 얻었던 원 씨의 그림들은 2013년부터 다양한 자살예방 관련 활동에 쓰이고 있다. 자살예방행동포럼 ‘라이프’의 박일준 대표가 원 씨의 그림을 접한 후 관련 행사 때 전시를 부탁했고, 각종 행사용 포스터로도 활용했기 때문이다.

원 씨는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너무 좋은 취지라 박 대표의 제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자살예방 관련 단체들 사이에서 (저의) 그림들이 더욱 유명해졌고, 다양하게 활용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 씨의 그림들은 지난해 9월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주최한 ‘자살예방의 날’ 기념행사 때도 전시됐고, 자살예방캠페인본부 등 자살예방 관련 포스터 그림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 원 씨는 지난달 학교폭력 등을 저질러 보호시설에 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엽서’ 만들기 지도에도 나섰다.

원 씨는 “앞으로도 다양한 꽃 그림을 통해 자살예방과 보호시설 청소년 교육에 적극적으로 재능 기부를 하고 싶다”며 “어린아이들을 위한 그림 동화책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자살예방 관련 단체들은 꽃이란 생명체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50대가 된 후 인생의 무력감과 회의감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그림을 통해 삶의 소중함과 재미를 찾은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에도 의미를 부여해 더욱 적극적으로 원 씨의 그림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