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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봉중근 38구 세이브의 숨은 뜻

입력 | 2015-08-22 05:45:00

LG 봉중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LG 마무리 봉중근(35)은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 1사 1루에서부터 마운드에 올라 1.2이닝을 책임졌다. 투구수가 38개에 달했다. 8회 1사 만루까지 몰렸으나 두산 김재호를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하고 위기를 넘겼다. 9회는 삼진 1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막아내고 4-2의 승리를 지켰다. 시즌 15세이브. 갈 길 바쁜 잠실 라이벌 두산에 통렬한 일격을 가하는 호투였다.

라이벌전이라는 특수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9위라는 팀 성적을 감안할 때 LG 양상문 감독이 35살의 마무리 투수에게 38구를 던지게 한 데에는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봉중근의 15번째 세이브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양 감독은 21일 두산전을 앞두고, “내년 시즌 봉중근의 선발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 테스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봉중근이 상대적으로 긴 이닝을, 많은 투구수로 소화할 때 어떠한 구위를 보이는지 체크하고 싶은 의도가 담겨 있다.

봉중근은 선발 전환에 의욕을 보이고 있어 양 감독은 어떤 식으로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 한다. 봉중근은 팔꿈치 수술 전력이 있는데 오히려 선발로 던지고,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는 쪽이 불펜에서 연투를 하는 것보다 의학적으로 낫다는 견해가 있다.

봉중근은 LG에 입단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선발로서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특히 2008~2010년은 170이닝을 넘겼다. 이후 2011년부터 팔꿈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무리로 전환해 4시즌 동안 109세이브를 성공시키고 있다.

봉중근이 선발로 복귀한다면 2016년 LG 마운드는 큰 틀에서 변화를 겪는다. 양적으로 실탄이 충분하기에 이동현, 정찬헌 등이 마무리 후보로 떠오른다. 따라서 관건은 마무리 공백보다 봉중근 자체의 선발 전환 성공 여부다. 일단 징조는 나쁘지 않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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