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포격 도발]軍 “가차 없이 응징”
우리 군 관계자는 21일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만큼 한미 양국 군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날 한미 공동 국지도발대비계획을 처음 가동한 것은 북한의 도발 국면이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북 갈도진지 도발 등 다양한 시나리오 대비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해 한미 양국 군이 연합작전 체제를 운용한 것은 1976년 8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도끼만행 사건 이후 처음이다.
한미 공동 국지도발대비계획은 30여 개의 북한의 기습도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북한의 주요 도발 시나리오는 △서북도서 기습 포격이나 무력 강점 △북한 공기부양정이나 저속 항공기의 기습 침투 △특수부대의 후방 침투 △잠수함의 아군 함정 공격 등이 제기된다.
현재 우리 군은 북한의 대북 확성기를 겨냥한 도발 외에도 다양한 추가 도발 양상에 대비하고 있다. 연평도와 불과 4.5km 떨어진 갈도에 방사포 진지를 구축한 만큼 서북도서를 겨냥한 야간 기습포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올 5월 13, 14일 연이어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에서 해안포 190여 발을 일제히 쏘는 야간 ‘일제타격’을 실시했다. 야간 도발은 도발 원점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우리 군의 즉각적인 대응을 피할 수 있는 도발 유형의 하나로 꼽힌다.
○ 미사일 등 모든 가능성 감시
현재 군 당국은 감시자산을 총동원해 전 육해공 전선에 걸쳐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상 한국은 정전 상태인 점을 감안해 평상시에도 전체 5단계 중 세 번째로 높은 워치콘(정보감시태세) 3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상황이 악화되면 한미 군 당국이 워치콘을 2단계로 올리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단계로 상향 조정되면 정찰 횟수가 증가하고 동원되는 감시자산도 늘어난다. 하루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수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치콘 2단계는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을 때 등 10여 차례 발령됐다.
미군은 정찰감시위성을 비롯해 정찰기 ‘JSTAR’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3 AWACS’,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호크는 20km 고도에서 비행하면서 지상 30cm 크기의 물체를 알아볼 수 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단거리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이동식발사차량(TEL)이 이동해 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운 정황 등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상황이 급변할 수 있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강원 양구 지역 동부전선에서는 한때 북한에서 날아온 물체의 이상 궤적이 포착돼 한때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이는 기계적 오류에 따른 허상으로 판명됐다. 이 지역에 설치된 구형 대포병 레이더에 포착된 궤적을 분석한 결과 북한군의 특이 동향도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
○ ‘48시간 엄포’에 흔들리지 않는다
군은 북한의 ‘48시간 최후통첩’ 엄포에 개의치 않고 현 대북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도 이날 계속 이어졌다. 군 관계자는 “28일까지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 연합훈련도 대북 대비 태세를 강화한 상태에서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