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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사람 고기도 먹는…” 수도사가 본 13세기 몽골

입력 | 2015-08-22 03:00:00

◇몽골 제국 기행/플라노 드 카르피니/윌리엄 루브룩 지음·김호동 옮김/
463쪽·2만5000원·까치




“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가 그들의 음식입니다. 그들은 개, 늑대, 여우, 말 등을 먹으며, 꼭 그래야만 할 경우가 생긴다면 사람의 고기도 먹습니다.” “그들도 역시 드러내어 간음을 행하는 자는 누구나 남녀 모두 사형에 처하는 법률 혹은 관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방견문록’으로 잘 알려진 마르코 폴로에 앞서 몽골 제국을 다녀간 유럽인들이 있다. 바로 수도사 플라노 드 카르피니(1190∼1252)와 윌리엄 루브룩(1220∼1293)이다. 13세기 초 칭기즈 칸의 장손자 바투가 무서운 기세로 러시아를 치고 폴란드로 들어와 유럽 연합군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다. 유럽사회 전반에 몽골 제국에 대한 공포심은 커져만 갔고, 교황은 수도사 카르피니를 다소 낯선 동방의 나라 몽골 제국으로 파견한다. 카르피니는 1245년 4월부터 1247년 11월까지 약 2년 7개월간 왕복 1만3000km 대장정의 몽골 체험기를 정리해 ‘몽골의 역사’를 작성한다. 또 다른 수도사 윌리엄 루브룩 또한 프랑스 루이 9세의 후원으로 1253년 3월 몽골 제국으로 떠나 1254년 7월까지 몽골 곳곳을 여행했다. 그리고 자신의 여행기를 국왕에게 보고하기 위해 ‘몽골 기행’이란 기록을 남긴다.

마르코 폴로보다 먼저 몽골 제국을 여행하고 돌아온 이들의 글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책은 13세기 두 수도사가 기록한 몽골 제국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엮었다. 두 수도사의 여행기를 통해 과거 영화를 누리던 몽골 제국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