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전 대통령
그로부터 2주 후, 같은 신문 같은 면에 또 김구가 등장한다. 김구가 암살당한 6월 26일을 기념하여 서울 효창동에 있는 백범 김구기념관에 가 본다는 콘셉트다. “여러분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여기 평생 ‘대한 독립’을 소원하던 사람이 있어요. 바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이죠. (…) 이곳은 김구 선생의 삶과 사상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독립운동사를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해요.”
그로부터 3주 후인 8월 12일, 역시 똑같은 신문 똑같은 면, 다시 한번 김구 특집, 이번에는 광복절을 기념해서이다. “광복절이 돌아올 때마다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기쁨을 함께 나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이러한 시기에 다시 꺼내 읽어야 할 책이 바로 ‘백범일지’예요. 이 책은 민족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백범 김구 선생이 직접 집필한 책이지요.”
남을 침략하기는커녕 만날 당하고 있고, 생활수준이 한없이 높아져 ‘풍족’의 기준은 하늘만큼 치솟아 있으며, 적(敵)은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지금 오늘의 한국적 상황에서 이 무슨 반(反)산업적이고, 공허하며, 어리석은 담론이란 말인가. 이런 비현실적이고 시대착오적인 경구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한 사람을 영웅시하고, 성공적인 국가의 초석을 놓은 건국 대통령 이승만을 TV나 신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나라, 그의 동상도, 그의 이름을 딴 공원도, 그의 업적을 보여줄 기념관 하나도 없는 나라, 이건 도저히 문명국이라 할 수 없다.
박정자 상명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