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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환 VS 해커, 팽팽한 자존심 대결

입력 | 2015-08-22 08:31:00

윤성환(35)과 에릭 해커(30).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윤성환(35)과 에릭 해커(30). 각각 1위팀 삼성과 2위팀 NC의 에이스다. 둘 다 팀 내 최다승 투수. 경기 평균 6~7이닝을 버티는 최고의 안정감을 자랑한다. 이뿐만 아니다. 올 시즌 100이닝을 넘게 던진 투수들 가운데 윤성환은 가장 적은 볼넷을 내줬고, 해커는 피안타율이 가장 낮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21일 대구 경기는 이들의 맞대결만으로도 이미 관심을 모았다.

둘 다 초반부터 썩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다. 윤성환은 홈런을 맞았다. 2회와 4회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킬러’ 손시헌에게 연타석 좌월 솔로홈런을 내줬다. 1회초 2사 1·2루, 3회초 1사 2루, 5회초 2사 1·2루를 가볍게 넘겼지만, 솔로포 두 방이 내내 발목을 잡았다. 그래도 오래 버텼다.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18구를 던졌다. 6회에 이미 100개를 넘겼지만, 7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2013년 6월 5일 목동 넥센전에서 기록했던 한 경기 개인 최다 투구수(120개)에 육박하는 투혼이었다. 최종 성적은 7이닝 7안타(2홈런) 1볼넷 6삼진 2실점. 또 한 번의 퀄리티스타트+(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였다.

해커 역시 여러 차례 긴박한 위기를 맞았다. 2회말 1사 2·3루, 4회말 1사 2·3루, 5회말 2사 1·3루까지 세 차례나 주자를 3루에 둔 채 공을 던져야 했다. 그러나 위기관리 능력이 빼어났다.

흔들리면서도 좀처럼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5회말 1사 1루서 김상수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맞은 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해커 역시 윤성환과 마찬가지로 7회까지 책임졌다.

7이닝 8안타 1볼넷 8삼진 1실점. 투구수는 112개였다.

결국 경기는 NC가 이겼다. 타선과 수비의 지원을 받은 해커는 시즌 15승(4패) 째를 올리며 두산 유희관과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윤성환은 7패(12승) 째를 안으면서 최근 개인 4연승을 마감했다. 그러나 두 투수의 팽팽한 자존심 대결은 경기 후반까지 야구팬들을 기분 좋은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었다. 해커는 경기 후 “1위 팀과 게임차가 많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강팀을 상대로 이겨서 기분이 좋다”며 “중요한 순간에서 점수가 꾸준히 나왔고 수비도 좋았다. 포수 김태군의 리드 역시 훌륭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대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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