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애가 ‘엄마 경찰’로 돌아왔다. 그가 주연을 맡아 3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은 시청률 8.4%로 시작(닐슨코리아 전국기준), 4회 만에 평균시청률 10%를 넘어섰다. ‘경찰’과 ‘엄마’라는 두 극한 직업(?)을 통해 직장 다니는 아줌마들의 애환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힌 미세스 캅에 대해 방송담담 기자인 ‘워킹 맘’과 ‘열혈 총각’이 각자의 시각으로 수다를 떨었다.
▽김배중=최영진 역의 김희애 액션은 어때? 난 ‘캅’ 활약에 무게를 두고 다양한 액션을 기대했었는데 실망스러워. 첫 화에서 김희애가 연쇄살인범 남상혁(이재균)을 잡으려고 뛰고 구르는 모습이 나오긴 했는데 박력이 없어보였어. 화끈하다고 할 만한 액션은 그때도 지금도 없더라고.
▽염희진=김희애의 액션이 훌륭했다면 드라마의 현실감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인간미 넘치는 김희애에게 고된 형사의 모습이 느껴지더라. ‘최영감’이라는 극중 별명답게 아줌마 특유의 직감으로 사건도 해결하니 같은 아줌마로서 통쾌함도 느껴지고…. 아줌마가 거대권력에 맞서 사회 정의를 위해 싸운다는 설정, 아줌마 시청 층을 잡기 위해 영리한 전략 같지 않아? 난 액션 없어도 재밌더라.
▽염=일이 꼬이고 꼬여서 자식 앞에 빵점짜리 엄마가 될 수밖에 없는 설정들은 좀 진부했어. 하지만 그게 진짜 워킹 맘의 현실이야. 진부하지만 영원히 해결될 수 없는 숙제지.
▽김=스토리는 시청자의 눈물을 쥐어짜려고 억지를 부린 것 같아.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함께 데리고 갔던 남자아이가 죽고, 결국 김희애는 범인 앞에 오열하면서 방아쇠도 당겨. 드라마 속 다른 경찰들만 무능해져 보였고. 현실에서라면 형사의 ‘안전 불감증’하고 ‘과잉진압’을 비난할만한 장면들 아니야?
▽염=아이가 칼로 찔리는 장면은 ‘방송사고’라고 해도 좋을 만큼 부적절했어. 그렇지만 남상혁을 마주한 최영진이 방아쇠를 당길 때 울먹이는 모습은 좀 짠하던데. 경찰이 나오는 수사물이지만 이 드라마는 머리나 몸보다 마음을 더 써야하는 것 같아.
▽김=김희애가 처음으로 액션에 도전한다고 했지만 결국 ‘액션 없는’ 김희애는 연기로는 변한 게 없는 것 같아.
▽김=앞으로가 더 걱정이야. 이미 미세스와 캅의 모습을 초반에 다 보여준 것 같아서 더 보여줄 게 있을지 걱정돼.
▽염=최영진과 악연이 있는 박동일(김갑수)도 등장했고 앞으로 강태유(손병호) 회장과의 갈등도 깊어질 것 같아서 스토리 전개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아. 강한 상대가 나오면 나올수록 아줌마의 ‘촉’이 더 빛을 발할 것 같지 않아.
▽김=그보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질 것 같아서 불안하기도 해. 여태까지 결혼 안하고 최영진을 돕는 박종호(김민종) 계장도 그렇고, 싸우다 정들 것 같은 한진우와 민도영(이다희)도 그렇고 로맨스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 경찰드라마로 내용들이 좀 더 치밀하게 잘 나왔으면 좋겠는데. 그래야 미세스 ‘캅’이지.
▽염=설마 범인 잡다가 로맨스로 빠질까. 다만 집안의 가장이자 조직의 팀장으로 어깨가 무거운 최영진이 개인적 행복도 찾게 되는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어. 딸에게 아빠도 선물하고. 그래야 ‘미세스’ 캅이지.
염희진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