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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간 주고받은 情… 이제는 ‘지구촌 간식’

입력 | 2015-08-24 03:00:00

[광복 70년/한국의 장수 브랜드 10]<4>오리온 ‘초코파이’




40년 이어진 장수 제품답게 오리온 초코파이의 포장은 계속 바뀌어 왔다. 파란색 외관에 제품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1974년 출시 당시 모습(위쪽 사진)과 1979년 ‘초코파이’ 이름을 강조하는 새로운 포장(가운데 사진). 아래쪽은 ‘정(情)’을 부각시켜 현재 판매 중인 초코파이 외관. 오리온 제공

1973년 미국 조지아 주에 출장을 간 김용찬 오리온 전 과자개발팀장과 팀원들은 우연히 한 호텔 카페에서 초콜릿을 입힌 과자를 먹게 됐다. 그 맛에 반해 무릎을 친 그는 국내에 돌아와 여러 차례 실험을 했다.

1974년 4월. 국내에서 무게 35g, 지름 7cm, 높이 2.3cm의 작은 파이가 출시됐다. 동그라면서도 도톰한 파이는 초콜릿 용액에 퐁당 빠졌다 나온 것처럼 달달한 초콜릿이 둘러싸고 있었다. 오리온 초코파이였다.

41년이 지난 지금 오리온 초코파이에 정(情)든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군대를 다녀 온 남자들은 초코파이에 대한 진한 추억을 갖고 있다. 현재까지 팔린 누적 판매량은 무려 183억 개(2014년 기준). 초코파이를 일렬로 세웠을 때 지구를 32바퀴 도는 길이와 같다.

초코파이가 이처럼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고유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품질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초코파이는 수분 함유량이 높은 마시멜로와 비스킷, 초콜릿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진다. 하지만 41년 전 개발 당시의 맛과 현재의 맛은 다르다. 오리온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입맛에 맞추기 위해 미묘하게 맛을 계속 바꿔왔다”고 설명했다.

초코파이가 출시된 이후 경쟁사들이 유사한 제품을 끊임없이 내놓았지만 초코파이 재료들의 특수한 배합 및 제조 비법은 타사의 제품들이 따라잡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초코파이에는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적용돼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초코파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등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제품을 현지화하고 품질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알렸다. 중국에서 오리온 초코파이 ‘하오리유(好麗友·‘좋은 친구’라는 뜻)는 중국 초코파이 관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85%를 넘어섰으며 지난해 1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리온은 현지화를 위해 중국인들이 중시하는 덕목인 ‘인(仁)’ 자를 한국의 ‘정(情)’ 대신 초코파이 포장지에 넣기도 했다. 베트남에서도 초코파이는 누적 매출 1조22억 원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38%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은 성공 아닌 생존 전략”이라며 “이러한 노력 끝에 초코파이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장수 제품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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