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8월의 주제는 ‘國格’]<161>정지신호 지키는 美 운전자들
“한국인 운전자들이 많이 범하는 이른바 ‘롤링 스톱(Rolling Stop)’ ‘할리우드(액션) 스톱’을 하셨나 보군요. 속도만 줄여서 서는 둥 마는 둥 하는 경우입니다. 미국에선 스톱 신호에서 완전 정지 후 ‘하나, 둘, 셋’을 천천히 센 뒤 출발해야 경찰 단속을 피할 수 있습니다.”(답변자)
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이나 파견돼서 일하는 주재원 등을 위한 정보 교환 인터넷 사이트엔 정지 신호를 둘러싼 일화가 자주 올라온다. 신호등과 단속카메라에만 익숙한 한국 운전자들은 정지 표지판에 주의를 제대로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정착 초기에 정지 신호 위반으로 경찰 단속에 걸리는 한국인이 적지 않다.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은 사거리 교차로에는 신호등 없이 네 방향 모두에 정지 표지판만 세워져 있는 곳도 많다. 이런 교차로에선 정지선에서 멈춘 뒤 먼저 진입한 차량부터 순서대로 지나가야 한다.
올여름 한국으로 휴가를 다녀온 한 재미동포(57)는 “미국에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정지 표지판에선 모든 차량이 반드시 멈춘다’는 믿음을 갖고 운전을 하거나 길을 건너게 된다”고 말했다. 기자가 만난 미국 주재원들은 대부분 “‘정지 신호 준수’ 교통문화만은 한국으로 수입하고 싶다”고 말한다. 몸에 배면 이처럼 간단하면서도 안전한 규칙이 없다는 걸 체감하기 때문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