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ubble Boy’ 폴 필, 1884년.
하지만 우리가 새로운 일에 제대로 시동을 걸지 못한 이유는 어쩌면 마음의 임계점을 넘기지 못했던 탓은 아닐까요. 물이 끓기 위해서는 꼭 100도가 되어야 하고 풍선이 부풀어 오르기 위해선 커다란 첫 숨이 필요합니다. 훅, 하고 크게 숨을 불어넣지 않으면 풍선은 부풀어 오르지 않고 오히려 저 멀리 날아가 버리기만 합니다. 크게 숨을 불어넣었다고 해도 입구를 느슨하게 물고 있으면 공기가 들어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기껏 만든 큰 숨이 입구 주변으로 흘러나가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림 속 아이는 아마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모양입니다. 비눗방울을 만들기 위해 귀가 빨개질 정도로 힘을 주고 있습니다. 눈을 질끈 감고 볼을 부풀리고 있는 모습이 어딘지 사뭇 비장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모든 시작은 이렇듯 이만한 큰 숨이 필요한 것 아닐까요?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한 말입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우리가 건강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추가 선택지가 아니라 필수 요소인지도 모릅니다.
이제 새로운 풍선을 불기 위해 가슴을 부풀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림 속 아이처럼 야무지게 다문 입술로 결심이라는 빨대를 물고, 큰 숨을 불어넣어 보세요. 그렇게 한번 비눗방울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면 이를 더 크게 만드는 방법은 이제 간단합니다. 그저 숨을 놓지 않고 있기만 하면 되니까요.
김선현 차의과학대 미술치료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