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치에서 대화로] 대면인원 제약-고령 신청자 감안… 남북 합의땐 8년만에 재개될 듯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25일 “남북 이산가족의 ‘화상 상봉’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다. 홍 장관은 남북 고위급 접촉의 협상 당사자다.
홍 장관은 이날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협상 결과를 설명한 뒤 김무성 대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나경원 의원 등을 따로 만나 “대면 상봉과 화상 상봉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화상 상봉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8월 처음 시작돼 2007년 11월까지 7차례 진행됐다. 올해 다시 화상 상봉이 이뤄지면 8년 만이다. 7차례 화상 상봉에선 1082명이 화면을 통해 북한 가족을 만났다. 올해 1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6만8303명. 이 중 82%가 70대 이상 고령자다. 한 번 대면 상봉을 할 때 100여 명만이 북한 가족을 만나는 점을 감안하면 상시적인 화상 상봉이 절실하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홍 장관은 ‘북한의 재발방지 약속이 없다’는 지적을 두고 “실질적인 (재발 방지) 장치가 마련됐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실질적 장치란 합의문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단서를 단 대목을 의미한다.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면 우리도 즉각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얘기다.
홍 장관의 발언은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이 ‘북한이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고 합의문과 다른 발표를 했다”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지적에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김무성 대표도 이날 “그러면 (도발이) 재발돼야 한다는 소리냐. 이해가 안 간다”며 문 대표를 비판했다.
천안=이재명 egija@donga.com·강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