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자 교육은 중고교에서 1800자를 배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도덕, 사회, 수학 교과서에는 일부 한자어가 병기되고 있지만 초등학교 한자수업은 자율에 맡겨져 있다. 우리말 단어의 70%가 한자에서 유래된 상황에서 한글만으로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 큰 문제는 한글전용이 학생들의 어휘력과 사고력의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자 실력의 차이가 진급할수록 학력 차이로 연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육부가 전문가들로 구성한 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가 24일 개최한 ‘초등학교 한자 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김경자 위원장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표기하는 4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괄호 안에 한자를 병기하거나 본문 옆 여백이나 각주(脚註)에 한자를 표기하는 방안인데 어떤 방식이든 교과서를 통해 한자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표의문자인 한자는 특성상 글자를 익히면 그 글자에 담긴 역사적 문학적 철학적 맥락을 모두 익힐 수 있어 국어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세상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