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름값’보다는 ‘경기력’을 선발 원칙으로 고집해 왔다. 그런데 라오스(9월 3일), 레바논(9월 8일)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는 원칙에서 벗어난 발탁을 했다. 경기 결장과 부상 등으로 경기력 저하가 우려되는 ‘쌍용’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과 기성용(26·스완지시티) 등 유럽파를 선발한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이 통한 것일까. 한동안 부진에 빠졌던 ‘쌍용’이 26일 모처럼 소속팀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 승리를 이끌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에 힘을 실어줬다.
이청용은 영국 런던 셀 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슈루즈버리 타운(3부 리그)과의 캐피털원컵(리그컵) 경기에 선발로 나서 연장 전반 7분 쐐기 골을 터뜨려 팀의 4-1 승리를 도왔다. 이청용의 시즌 첫 골이자 크리스털 팰리스로 이적 후 첫 골이다. 이청용은 2부 리그 볼턴에서 뛰다 올 2월 크리스털 팰리스로 팀을 옮겨 1부 리그(프리미어리그)에 복귀했다. 그러나 부상 여파와 주전 경쟁에서 밀려 1경기 교체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은 연장까지 풀타임을 소화하며 득점포까지 가동해 주전 확보에 청신호를 켰다.
소속팀에서 부활을 알린 쌍용이 대표팀에서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