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 대표
지난해 기준 인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아직 1808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인도인들의 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인도의 소비 환경이 곧 변혁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인구는 12억5000만 명. GDP가 3000달러, 4000달러를 넘어서면 중산층에 편입되는 인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인구의 1%만 중산층이 된다고 가정해도 서울 인구 이상의 사람들이 새로운 소비 패턴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현재 인도 중산층의 모습은 1980년대 한국을 떠오르게 한다. 자가용에 관심을 기울이고, 해외여행을 꿈꾸며, 고가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아직 인도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1000명당 20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금과 같은 경제 발전 속도라면 10년을 기다릴 필요도 없어 보인다.
글로벌 기업의 관심은 뜨겁다. 인도 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로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는 1890억 달러(약 226조 원)로 집계됐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자본이 대부분이며, 일본도 127억 달러(약 15조 원)로 투자를 늘리며 공격적으로 인도에서의 경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16년간 한국이 인도에 투자한 금액은 2조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선진국이 인도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투자해 그 결실을 얻어가고 있지만, 한국은 인도의 가능성을 너무 낮게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최근 중국의 위기를 보며, 한 국가에만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큰 리스크인지 배웠을 것이다. 향후 인도가 글로벌 경제의 한 축으로 떠오르기 전에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유지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