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넘는 집-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연금 가입 가능

[소비활성화 대책 Q&A]

《 한국 경제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 회복 속도는 더딘 편이다. 정부가 26일 ‘소비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것은 소비 회복의 속도를 높여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다수의 국민이 소비하는 승용차와 가전제품의 개별소비세(소비세)를 깎아주고 노년층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 주택연금 가입 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하반기에는 대규모 할인행사가 매달 열린다. 》

정부는 소비세 인하 때문에 올해 1200억∼1300억 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소비가 늘면 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올 하반기에 승용차를 사면 세금이 얼마나 줄어드나.

A. 승용차에는 현재 5%의 소비세가 부과되고 있다. 27일부터 올해 말까지 출고되거나 수입 신고되는 승용차는 소비세가 3.5%로 줄어든다. 세 부담 경감액은 차종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아반떼 1.6 스마트를 살 때 113만5000원의 세금을 내야 했지만, 탄력세율이 적용되면 34만1000원이 줄어든 79만4000원만 내면 된다. 고급 승용차나 수입 자동차의 경우 차종에 따라 최대 300만 원대의 세금 경감 효과가 생긴다.

Q. 계약은 올 12월에 했는데 내년에 차를 인도받아도 세금이 줄어드나.

A. 소비세 인하 혜택은 올해 말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내년에 인도받는 차량 중 2015년도 출고분에만 혜택이 주어진다. 또 26일 이전에 출고 또는 수입 신고된 차량 중 재고로 쌓여 있던 승용차를 27일부터 살 경우에도 동일한 세금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Q. 대용량 가전제품이나 녹용, 로열젤리에 붙는 소비세는 내년 1월 1일부터 아예 폐지된다. 4개월 뒤에 사는 게 더 유리한 것이 아닌가.

A. 맞다. 27일부터 대용량 가전제품의 소비세는 5%에서 3.5%로, 녹용 및 로열젤리는 7%에서 4.9%로 인하된 뒤 내년에는 아예 폐지된다. 당장 제품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내년에 사는 게 더 좋다. 다만 이사나 결혼 등으로 가전제품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하반기에 각종 할인행사까지 열릴 경우 소비세 폐지와 비슷한 수준에서 제품을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보석 등의 과세 기준가격이 2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오른다. 소비자 혜택은 뭔가.

A. 소비자는 더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다. 예컨대 300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샀다면 기존에는 200만 원을 초과한 100만 원에 대해 20만 원(20%)을 소비세로 내야 했다. 기준가격이 500만 원으로 오르면 300만 원짜리 가방은 소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Q. 곧 대규모 할인행사가 열린다는데….

A. 10월 중 2주 동안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가 진행된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전국 유통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합동 세일 행사다. 추석이 들어 있는 9월, 김장철인 11월에는 전국 300개 전통시장이 참여하는 ‘전통시장 그랜드 세일’(최대 할인율 30%)도 열린다. 이 밖에 11월에는 온라인쇼핑몰 합동 할인행사도 확대 실시된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올해 기업들이 구매할 온누리상품권의 목표치를 당초 1100억 원에서 16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Q. 만 58세인 사람이 자신의 명의로 시가 10억 원 주택이 있을 경우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나.

A. 지금까지는 주택 소유자 본인이 만 60세 이상이라야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법 개정을 통해 부부 중 한 명이 만 60세 이상이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또 현행 주택연금의 담보는 시가 9억 원 이하의 주택만 가능하지만 향후 주택 가격 한도가 폐지돼 9억 원이 넘는 고가 주택 보유자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만일 질문한 사람의 배우자가 61세라면 이 사람은 기존과 달리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담보 한도는 9억 원까지만 인정한다. 또 주거용 오피스텔도 이번에 주택연금 대상 주택에 포함하기로 했다.

Q. 캐디, 카트 선택제를 모든 골프장에 강제할 수 있는가.

A. 정부는 올해 말까지 100곳 이상의 공공 및 대중 골프장에 우선 캐디, 카트 선택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는 비용이 팀당(4명 기준) 10만∼12만 원인 캐디와 이용료가 대당 6만∼8만 원인 카트를 거의 의무적으로 이용해야 해 골퍼들은 그린피 외에 1인당 4만∼5만 원 정도를 더 내야 한다. 하지만 민간에서 운영하는 골프장까지 확대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골프장경영협회 측은 “사기업의 이윤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를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가 요금을 조정할 수 있는 조성비법인(회원제 골프장이 의무 예치한 자금으로 설립한 대중 골프장 운영법인) 소속인 남여주CC, 파주CC, 사천CC, 우리CC 등 4곳의 주말 그린피(현행 12만 원)를 9월 중 10만 원으로 내린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