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버텨낼 거야/발레리 홉스 지음·모난돌 옮김/168쪽·1만2000원·내인생의책
이 책은 시간이 훌쩍 흐른 뒤의 잭 이야기입니다. 열 살이 된 잭, 사람의 나이로는 노년이니 몸은 마음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쉬어라’는 주인의 말은 자신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젊은 양몰이 개들 중 재키는 출중한 능력을 가졌지만, 잭의 눈엔 아직 멀었습니다. 양의 수를 세는 방법도 가르쳐야 하고, 호기심을 제어하는 힘도 길러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 늑대의 이야기가 나란히 진행됩니다. (이 책의 원제는 ‘wolf’입니다.) 어른이 돼 무리를 떠나야 했던 수컷 늑대입니다. 양치기 목장 뒤 숲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무리를 떠날 땐 자신과 같은 종족을 더 많이 만날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아무도 만나지 않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늑대의 삶은 잭의 젊은 날처럼 고단하고 외롭습니다. 매일매일 먹이를 잡고, 열심히 살았지만 그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광견병입니다.
문학은 인간을 생각하게 합니다. 세상에 대한 생각을 시작하는 나이인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교 1, 2학년 아이들에게 권합니다. ‘살아간다는 건 사랑과 의무’라는 잭의 말을 찾아냈으면 좋겠습니다.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