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서 해양검문 도중 1명 사망… 오스트리아선 질식사 직전 26명 구조
서유럽으로 몰려드는 난민 행렬이 끊이지 않으면서 집단 질식사에 이어 총기에 의한 인명 사고가 일어나는 등 유럽 사회의 난민 스트레스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그리스 해양부는 29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터키 서부 해안에서 난민 70명을 태운 요트가 그리스 영해에 불법으로 들어오려다가 시미 섬 인근에서 해양경찰과 밀입국업자 간에 충돌이 일어나 난민 1명이 총에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는 그리스 해양경찰과 유럽연합(EU) 국경관리기관인 프론텍스 관리들이 밀입국업자의 배에 올라타려는 과정에서 터키인 3명과 난투극을 벌이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또 27일에는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가던 난민선이 지중해에서 뒤집혀 난민 200여 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최근 난민들은 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는 ‘지중해 루트’ 외에도 터키-그리스-마케도니아-세르비아-헝가리-오스트리아 등으로 이어지는 ‘발칸 루트’도 이용해 각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밀입국 도중 끔찍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난민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밀입국 알선업자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알선업자들은 난민캠프 부근에서 난민들을 꾀어 돈을 받고 유럽 국가로 몰래 입국시키고 있는데 난민을 대상으로 한 불법 알선시장 규모는 연간 1조3000억 원으로 추정될 정도로 커졌다. 유엔난민기구의 멀리사 플레밍 대변인은 “밀입국 알선업자가 지중해로 가는 길 외에 육로로도 손을 뻗쳤다”며 “그들은 이익이 생긴다면 생명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난했다.
난민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자 헝가리가 최근 자국 남쪽에 있는 세르비아와의 국경 지역에 철조망 175km를 세우는 등 유럽은 난민을 막기 위한 물리적 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또 난민들이 주로 정착하는 독일에서는 이민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렬해지고, 반이민 증오 범죄가 잇따르면서 난민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