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출입국 일정 변경 등 A매치 준비 차질
구자철, 귀국 반나절 만에 다시 독일행
“국제축구연맹(FIFA)에 당부하고 싶다. 이 기간에 A매치를 피해달라고.”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의 뼈있는 한 마디다. 대표팀은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라오스와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 2차전을 치른 뒤 8일 레바논 원정 3차전을 소화한다. 대한축구협회도 경기도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가 아닌 화성에 훈련캠프를 차린 대표팀 지원과 월드컵 지역예선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고민거리가 생겼다. 수시로 변경되는 태극전사들의 입·출국 일정 탓이다.
핵심 멤버 여럿의 상황이 비슷하다.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잉글랜드)으로 옮긴 손흥민(23)은 국내에서 영국 취업비자 발급 절차를 밟아야 해 레바논 원정을 건너뛰고, 마인츠에서 도르트문트(이상 독일)로 이적한 박주호(28)는 레바논전만 뛴다. 그러나 둘은 차라리 낫다. 마인츠에서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한 구자철(26)은 아주 불운(?)한 케이스다. 30일 오후 귀국한 그는 아우크스부르크행이 늦게 확정되면서 반나절 만에 다시 독일로 떠났다. 레바논 원정 참여 여부는 추후 결정되지만,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한국과 독일을 왕복하는 상황이 선수에게나 대표팀에나 달가울 리 없다.
더구나 대표팀 분위기가 마냥 좋을 순 없다. 당초 합류하기로 했던 선수가 보이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려던 이가 중도에 이탈하면 왠지 모를 뒤숭숭한 기류가 흐를 가능성도 있다. 또 화성시내에 대표팀이 머물만한 숙소가 부족해 34명 규모의 라오스와 원치 않는 3박4일 간 ‘적과의 동침’을 해야 한다. 대표팀 관계자는 “아무래도 어수선한 면은 없지 않다. 하지만 이런 (이적) 변수가 계속 나온다는 건 우리 선수들의 실력이 좋다는 증거”라며 웃었다.
화성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