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뒤 국내 팬들과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해서인지 손흥민(토트넘·왼쪽)의 얼굴은 평소보다 더 생기가 넘쳤다. ‘한국축구의 대세’ 손흥민이 31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공개훈련에 앞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화성|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슈틸리케호 첫 소집훈련…손흥민에 쏠린 시선
3일 라오스와 월드컵 亞예선 2차전
토트넘 이적후 치르는 첫 공식경기
손흥민 “1-0이든 10-0이든 이긴다”
8월초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5동아시안컵을 마친 뒤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당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득점력 부족’을 꼽았다. 일본, 북한, 중국 등 만만치 않은 라이벌들을 맞아 1승2무(3득점·1실점)로 우승했지만 제대로 타오르지 못한 화력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경기당 1골씩이었고, 그나마 1골은 페널티킥(PK) 득점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라오스(3일·경기도 화성), 레바논(8일·베이루트)을 상대로 한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경기에 나설 태극전사 23명의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강한 공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1일 귀국 직후 대표팀 캠프로 이동한 손흥민은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공개리에 진행된 훈련에 앞서 “꿈꿔온 무대, 동경한 리그에 가치를 인정받으며 안착했다. 책임감도 크지만 뿌듯하다. 소름끼치는 토트넘 팬들의 환영도 받았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단계별로 밟아야 한다. 서두르지 않겠다. 쟁쟁한 동료, EPL의 대표팀 선배들을 보고 배우며 성장하면 시즌 끝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특히 라오스전은 손흥민이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치르는 첫 번째 공식경기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그는 EPL 이적에 필요한 취업비자 발급 절차를 밟기 위해 레바논 원정에는 동행하지 않는다. 그만큼 라오스전에서의 활약이 절실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미 “(골 결정력은) 손흥민과 구자철(26·마인츠→아우크스부르크)이 오면 해결 된다”는 남다른 믿음을 드러낸 바 있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한 ‘슈틸리케호’는 A매치 18경기에서 12승3무3패를 거뒀다. 이 기간 24골을 넣고 8골을 잃었는데, 손흥민은 안면 골절 부상으로 이번 소집에서 빠진 이정협(24·상주상무)과 함께 최다 골(4골)을 기록 중이다. 또 유럽리거들 가운데 가장 많은 출전시간(1057분)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안방에서의 월드컵 예선 첫 경기다. 1-0이나 10-0이나 같은 승리다. 어쩌면 이런 경기가 더 어렵다. 부담을 줄이되, 승리를 목표하고 있다”며 “동아시안컵 때 동료들의 활약을 보며 많은 걸 느꼈다. 골도 필요하지만 어떤 내용으로 이기는지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느낌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필승의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