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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화주자들 ‘트럼프 따라하기’… 이민정책 우향우

입력 | 2015-09-01 03:00:00

크리스티 “이민자, 화물처럼 추적”… 워커 “美-加국경에도 장벽 설치”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막가파’식 이민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돌풍의 주역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자”라는 발언에 영향을 받은 것이지만 아시아인 등 소수 인종에 대한 백인 주류 사회의 잠재된 불만을 자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8월 29일 뉴햄프셔 주 타운홀 미팅에서 “(세계적 물류 회사)인 페덱스는 당신의 화물이 어디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주지만 우리는 사람(외국인)들이 입국하는 순간 그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게 된다”며 “외국인 입국 후 비자 기한이 끝날 때까지 추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이민자를 ‘페덱스 화물’ 취급한 발언이 알려지자 트위터 등에는 “지지율을 올리려고 트럼프 따라 하기에 나섰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지지율이 정체된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8월 30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캐나다 국경에도 장벽을 설치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논의해볼 만한 아이디어”라고 답했다. 이어 “미국이 공항과 항만 경비에 수백만 달러를 쓰는데 국경에 대해서도 비슷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현상에 대해 “트럼프 돌풍 후 공화당 주자들이 보수적 이슈를 서슴지 않고 꺼내 드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