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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임금체계 바꿔야”… 문재인 “재벌개혁이 먼저”

입력 | 2015-09-01 03:00:00

노동개혁 토론회 나란히 참석… 해법 놓고 여전히 평행선




웃고 있지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가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에서 열린 노동개혁 토론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번 행사를 주최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31일 노동시장 개혁의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그 해법에 대해선 첨예하게 맞섰다.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에서 국가미래연구원이 주최한 ‘노동시장 개혁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서다.

김 대표는 정규직 과보호 등을 예로 들며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조한 반면 문 대표는 재벌개혁을 강조하며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도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을 보면 장기근속을 전제로 도입된 연공서열적 임금체계가 보편적 임금체계로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기업들은 장시간 근로, 비정규직이나 하도급 활용 등을 통해 환경 변화에 대처함으로써 생산성은 떨어지고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노사정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하는 게 개혁의 성공을 담보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문 대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이 시급한데 그 개혁의 초점이 임금피크제일 수는 없다”며 “임금피크제가 바로 고용 확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임금피크제가 노동개혁의 핵심인 것처럼 얘기하는 건 노동개혁 본질을 외면하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재벌 대기업들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이르는 710조 원의 사내유보금을 쌓아 놓고 있다. 이 돈을 풀어 청년 일자리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요구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김 대표와 문 대표는 각자 축사를 한 뒤 별도의 토론은 벌이지 않았다. 김 대표는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의 축사를 들어 보니 (나와) 생각이 별로 다르지 않다”며 “(나도 문 대표가 말한 것처럼) 임금피크제 도입만이 노동개혁의 본질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유화적 태도를 취한 것은 야당을 향해 노동개혁 문제를 함께 논의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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