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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kt “고맙다 ‘탈G’들”

입력 | 2015-09-01 03:00:00

박경수, 11년간 64홈런중 2015년 21개… 김상현-이대형-윤요섭도 기둥
팀 신인 활약은 미미해 아쉬움




프로야구 kt 조범현 감독은 LG에서 박경수(31·사진)를 영입하며 “20홈런도 가능하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감독님이 박경수를 잘 모르시네요”라고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이제는 “LG 팬들이 ‘탈G효과’를 잘 모르시네요”라는 평가로 바뀌었다. 박경수는 지난달 30일 경기에서 시즌 21호 홈런을 때려 냈다. 11년 통산 홈런이 64개인데 그중 21개(32.8%)가 올해 나왔다.

탈G효과는 선수들이 LG를 벗어나면(脫) 갑자기 기량이 좋아진다는 뜻으로 쓰는 표현. 박경수는 LG에서 10년을 뛰는 동안 한 시즌에 1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08, 2009년 2년 연속으로 8개를 친 게 홈런 최다 기록이다. 박경수가 현재 타율(0.301)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엘리트 타자의 기준인 3할-20홈런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OPS(출루율+장타력)는 0.961로 이미 엘리트 타자 수준이다.

박경수는 “초반에 팀 성적도 나쁘고 내 기록도 좋지 못했는데 그래도 계속 경기를 뛰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조금씩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있었다. LG에서는 얻기 힘든 기회였다”며 “정말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놓치는 건 한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행복을 놓치기 싫어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수뿐만이 아니다. kt에서 팀 내 최다 홈런 1위(23개) 김상현(35)과 도루 1위(37개) 이대형(32) 모두 LG 유니폼을 입은 적이 있다. 시즌 중 LG에서 트레이드된 윤요섭(33)도 타율 0.270, 8홈런, 25타점으로 kt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8홈런은 윤요섭의 개인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들이 kt를 이끌면서 팀 성적도 좋아졌다. 6월 1일부터 따지면 kt는 33승 33패로 승률 0.500(5위)이다. 8월에는 14승 11패(승률 0.560·4위)로 더 좋다. 올 시즌 탈G 효과 최고 수혜자는 kt가 틀림없다.

다만 kt 팬들에게 2% 아쉬운 건 이들에게 밀려 샛별이 자리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NC는 창단 후 2년 연속으로 신인왕(이재학, 박민우)을 배출했지만 kt는 올해 규정 타석이나 이닝을 채운 신인 선수가 한 명도 없이 시즌을 마칠 확률이 높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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