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척하며 5명 치마 속 찍어, 영상 일부 유포… 피해자 1명 병가 경찰 몰카 생산-소지 제한 법안 추진… 전국 워터파크 女탈의장 여경 잠복
전북 고창군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여교사들의 몸을 몰래 촬영해 유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31일 고창군 A고교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 B 군(17)은 그동안 여교사 5명의 신체를 자신의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몰래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B 군은 수업 시간에 엉뚱한 질문을 해 여교사를 가까이 오게 한 뒤 자신의 휴대전화로 이들의 치마 속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 조사 결과 B 군은 올 1학기 초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 여교사를 대상으로 몰래카메라 촬영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촬영한 영상은 자신의 웹하드에 올려 보관하고 일부 영상은 주변 친구에게 보여 주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같은 반 학생의 제보로 들통이 났다. 피해 여교사 가운데 한 명은 정신적 충격으로 병가를 낸 상태다.
한편 ‘워터파크 몰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이날 ‘카메라 등 이용 촬영(몰카) 성범죄 근절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경찰은 대형 워터파크에 각 지방경찰청 성폭력 특별수사대 215명을 전담 배치하고 중소형 시설에는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팀을 배치한다. 여경은 여성 탈의장, 샤워장 내부에서 잠복근무하기로 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근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몰래카메라 생산과 판매, 소지를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원칙적으로 카메라로 보이지 않는 변형된 카메라의 생산과 소지를 금지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파법상 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 몰카의 제조와 수입, 유통 등을 강력히 단속할 예정이다.
고창=김광오 kokim@donga.com / 박훈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