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일 ‘국가정원 1호’ 지정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 지정을 앞두고 있는 전남 순천시 ‘순천만 정원’. 순천만의 습지와 갈대를 지키기 위해 조성된 정원에는 매년 3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고 있다. 순천시 제공
정원은 바닷가 쪽으로 5km 떨어진 생태계의 보고(寶庫) 순천만을 보호하기 위해 2013년 만들어졌다. 정원은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 이후 2년간 1000만여 명이 찾는 힐링 명소가 됐다. 정원은 9월 5일 순천만 생명벨트 역할을 넘어 한국 정원 산업을 이끌 국가정원 1호가 된다.
○ ‘생태계 보고’ 순천만 지키는 정원
순천만을 찾은 관람객은 2002년 연간 10만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 생명력이 널뛰는 순천만을 보려는 관람객은 3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순천만은 자동차 매연과 소음 등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았다.
순천 시민들은 순천만의 습지와 갈대를 지키기 위해 고민하다 도심 쪽으로 5km 거리에 완충지역으로 정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정원으로 관람객을 분산시켜 순천만의 생명력을 지키기로 한 것. 시민들은 이렇게 조성된 정원에서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한 뒤 ‘순천만 정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정원 조성 이후 순천만을 찾는 관람객은 2013년 235만 명, 지난해 150만 명, 올해는 8월까지 100만 명으로 줄어 생태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반면 순천만 정원을 방문한 관람객은 2013년 440만 명, 지난해 350만 명, 올해 8월까지 295만 명으로 해마다 300만 명을 웃돌아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 김준선 순천대 생명산업과학대학장은 “순천만 생태계가 3년 만에 살아났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환경압박 요인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순천의 브랜드 국가정원 1호
조충훈 순천시장은 5일 순천만 정원에서 산림청장으로부터 국가정원 지정서를 전달받는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6일부터 11일까지 입장료가 50% 할인된다. 순천만 국가정원 지정은 지난해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
순천만 국가정원 지정은 국립공원, 국립수목원 등과 같이 국가가 관리하던 자연유산이 정원으로 확장된 것을 의미한다. 연간 관리 운영비 66억 원 가운데 절반이 국비로 지원된다. 조병철 순천시 순천만관리센터장은 “순천만 정원이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된 것은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 것 이외에 화훼, 정원, 전문인력 등 관련 산업의 메카로 발전해 경쟁력을 키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