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과 최장 7년 공동경영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1일 수은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은이 삼성중공업과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4년 동안 성동조선의 영업, 구매, 생산, 기술부문에서 경영을 지원한다. 수은과 합의가 있으면 위탁경영기간은 3년 연장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이 선박 수주 및 건조 등 현장 실무를 맡고 수은은 인사, 노무, 재무 등 전반적인 경영 관리를 담당한다.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을 돕는 대신 성동조선의 조선소 터와 설비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중형, 대형 상선을 함께 발주하는 선주의 수요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중공업은 기대하고 있다.
앞서 조선업계 위탁경영은 두 차례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1997년 부도 처리된 한라중공업(현 현대삼호중공업)을 1999∼2002년 위탁경영한 뒤 인수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2014년 대한조선의 위탁경영을 맡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대한조선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위탁경영은 실패로 끝났다.
두 사례 모두 위탁경영을 맡은 조선사에서 재무적 지원까지 해줬지만 이번 성동조선 공동경영은 위탁경영을 맡은 조선사가 아닌 수은에서 재무적 지원을 전담한다는 점에서 앞선 사례와 다르다.
수은은 공동경영이 끝난 뒤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을 인수할지에 대해서는 협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수은은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후 인수 의사를 나타내면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덕훈 행장은 “개별 조선사를 단순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장기적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 조선 산업에 부활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공동경영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강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