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법무 “부패 척결” 司正 드라이브
김 장관은 이날 “부정부패 척결은 검찰의 존재 이유이자 검찰 최고 임무 중 하나”라는 강한 표현을 써가며 사정 수사를 독려했다. 박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면서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데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다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정 수사를 이끌어갈 검찰이 수사역량을 모을 시간도 그리 길지 않은 상황이다. 11, 12월에는 김진태 검찰총장의 임기 만료로 지휘부 교체가 예정돼 있고, 곧바로 내년 총선 대비 체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결국 검찰은 정기국회 회기 중이긴 하지만 9, 10월에 수사력을 쏟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 반부패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1∼4부)를 지난달 대폭 강화한 상황이다.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베테랑’ 검사 7명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추가 파견해 검사 인력을 30명(부장검사 제외)으로 늘렸다. 2년 전 3개 특수부 체제로 1개 부에 검사가 5, 6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검사를 10명 이상 늘린 셈이다. 사무실 공간이 모자라 청사 별관 구치감을 절반으로 줄이고 검사실을 만들어야 했다. 특히 특수1부와 2부에는 부부장이 2명으로 편성돼 팀제로 운영되면서 2건의 대형 사건을 동시에 수사할 수 있는 채비를 갖췄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야당 중진 의원의 입법 로비 의혹이나 농협중앙회 수사, 체육계 비리 수사 등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사건에는 야당 중진 의원뿐 아니라 정치권 인사 다수가 연루돼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사정 수사 ‘2라운드’는 단지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이날 △공직 비리 △국가 재정 비리 △전문 직역 비리 등을 주요 수사 대상으로 지목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주요 수사 대상에는 취임 후 업무보고를 받은 장관의 구상이 담겨 있다”며 “공무원 또는 국회의원이 인허가 편의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행위, 대기업의 중소상공인을 상대로 한 ‘갑(甲)질’ 행위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장관석 jks@donga.com·변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