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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만 넷 임신해 부당 대우” 며느리, 이혼소송 냈지만…

입력 | 2015-09-02 20:37:00


여자아이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시아버지가 낙태를 요구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했다며 며느리가 이혼과 위자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고법 가사3부(부장판사 이승영)는 A 씨(43ㆍ여)가 남편과 시아버지를 상대로 낸 이혼과 위자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A 씨는 남편 B 씨(47)와 1998년 결혼한 후 시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결혼 이듬해 첫 딸을 출산하고 2년 뒤 둘째 딸을 낳았다. 4년 뒤인 2005년 쌍둥이를 임신했는데, 성별 검사 결과 또 여아로 밝혀지자 B 씨와 시아버지는 A 씨에게 임신중절수술을 요구했고, A 씨는 이를 받아들여 낙태했다.

교육공무원 출신인 시아버지는 때때로 A 씨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를 나무라는 일이 잦았고 자녀 양육 문제와 생활비 지출 문제 등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의견을 따를 것을 강요했다. A 씨는 대체로 순응하며 생활했지만 계속되는 시부와의 갈등, 남편의 무관심과 소극적인 태도 등으로 불만이 깊어졌고 결국 2013년 7월 결혼생활 15년 만에 남편에게 이혼하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 별거를 시작하고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A 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남편이 A 씨의 가출 이후 관계 회복을 바라면서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해 왔고, 시아버지도 뒤늦게 부부의 고통을 알고서 분가를 허락하는 등 노력하는 점, 원고가 가출 전까지 이혼을 요구한 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런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