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한승 9단 ● 박민규 4단 본선 16강 6국 1보(1∼24)
박민규 4단은 한국바둑리그 티브로드 팀에서 주전으로 뛰며 착실히 활약하는 신예. 조 9단이 국내 기사 랭킹 14위이고 박 4단이 38위여서 경력과 수치 면에선 조 9단이 훨씬 앞서지만 박 4단의 기세 또한 만만찮다.
우하귀 정석은 요즘 유행하는 모양이다. 백 8이 유행의 시작인데 박 4단은 가장 간명하게 흑 9를 택했다. 이러면 흑 17까지는 예상된 길이다.
백 6 한 점은 흑 19로 바싹 다가와도 탄력이 풍부해 쉽게 제압당하지는 않는다. 흑 19로 우하 정석이 마무리되고 흑백이 서로 큰 곳을 찾아 포석 경쟁을 벌이는데 백이 갑자기 ‘우하 정석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 24로 도발한다. 상대가 강한 곳에서 섣불리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 기리(棋理)인데 무슨 뜻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