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中전승절 참석]朴대통령 新외교전략 과제
펑리위안 여사 옆에서 오찬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전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직후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오찬 리셉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대화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박 대통령, 펑 여사, 시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베이징=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방중을 앞두고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성루에서 어떤 제스처를 취할지 상당히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박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외교적으로 미칠 파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통령이 내디딘 ‘신(新)외교’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국의 중국 열병식 참석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리 장관의 발언은 외교적 수사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미국 조야에는 박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을 계기로 ‘한국의 중국 경도론’에 쏠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보수 강경파 목소리를 대변하는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박사는 최근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올해 전승절은 종전을 기념하기보다 일본을 두들겨 패는 중국식 민족주의 행사다. 한국을 침공한 중국 군대를 박 대통령이 사열한다는 건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을 한중 관계에 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게임 체인저’(판도를 바꿔 놓을 결정적 사건)로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중의 결과를 실제 성과로 만들기 위한 내실화 작업이 중요하다.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장거리로켓(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설 때에도 중국이 전승절을 앞둔 시점에서처럼 단호하게 대응할지는 미지수다.
○ 한중일 정상회의 준비
일본의 틈새 파고들기도 우려된다. 전승절 참석을 두고 일본이 만든 ‘한중 대 미일’이라는 구도를 깨는 과제도 남았다.
정부가 선택한 후속작업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강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3일 “한미중, 한미일 간 외교적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말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와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 북, 한중 정상회담에 ‘무엄하다’ 반응
북한은 3일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공식적으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