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제정된 더블린 조약에 따라 유럽에 도착한 난민은 처음 발을 디딘 국가가 수용하게 돼 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각국의 난민 수용인원이 초과된 데다 대다수 난민이 복지 혜택이 풍부한 독일 영국 스웨덴행을 원하기 때문이다.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 가까스로 유럽 대륙에 들어와도 곧 ‘제2의 탈출’을 시도한다. 헝가리는 난민 열차까지 운행하다가 서유럽 국가의 항의를 받고 뒤늦게 국경에 철책을 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오스트리아의 고속도로 갓길에 주차된 냉동트럭에서 어린이 4명을 포함한 난민 7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헝가리에서 난민 등록을 하지 않으려고 불법으로 국경을 통과하다 밀입국 브로커에게 버림받고 변을 당했다. 지옥과 다름없는 사태를 보다 못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 난민을 모두 받아들이겠다며 다른 서유럽 국가, 특히 영국의 동참을 촉구했다.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퍼져간 쿠르디의 죽음을 계기로 난민을 추가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