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은 아이폰… 화면 켜니 갤럭시 40만원대 가격에 터치감-카메라 ‘굿’ 옛 삼보컴퓨터 신화 부활 승부수… SKT가 직접 디자인 개발 등 참여
그동안 휴대용 미니 PC, 대화면 모니터 등 신사업을 이끌어 온 TG앤컴퍼니가 이번 SK텔레콤과 합작한 루나 스마트폰 출시를 통해 옛 삼보컴퓨터의 전성기를 되살릴 승부수를 띄운 셈입니다.
루나를 들고 다니며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아이폰이네?”였습니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5.5인치 액정 디스플레이가 전면을 가득 채운 느낌이나, 은빛 풀 메탈로 만들어진 매끄러운 후면, 기기 왼편의 버튼 세 개가 모두 애플의 ‘아이폰6 플러스’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화면을 켜자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안드로이드 인터페이스가 떠오릅니다. 다만 갤럭시 스마트폰 아랫부분의 메뉴·홈·뒤로가기 버튼은 화면 속의 터치 버튼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각 기본 버튼의 순서를 자신에게 익숙한 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편리합니다.
다만 다소 느린 듯한 카메라 반응 속도, 일체형 배터리 등은 특히 갤럭시 이용자에게는 아쉽게 느껴집니다. ‘갤럭시노트5’(171g)나 ‘아이폰6 플러스’(172g)보다도 무거운 186g의 무게도 아쉽습니다. 기왕에 홈 버튼을 없앴으면 아랫부분 베젤(디스플레이를 제외한 테두리)이 좀더 좁았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루나의 출시를 통해 삼보 계열의 TG앤컴퍼니가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만 남은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계에서 팬택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루나는 SK텔레콤이 기존의 단말기 아웃소싱 구조를 벗어나 1년여 동안 TG앤컴퍼니 개발팀과 작업해가며 컬러와 디자인, UX(사용자경험) 등 제작 과정 전반에 참여한 사례이기도 합니다. 합작 개발한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출고가와 지원금 협의 과정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루나가 시장 호응을 얻는다면 이통업계와 중소 제조사 간 기획 합작 스마트폰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