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 낚싯배 전복사고] 사인 잠정결론에 유족들 반발, 구조 늑장 가릴 단서… 논란 예상 사망자 4명은 낚시조끼 착용… 유족-실종자가족 대책위 구성
애타는 수색 7일 오후 제주 추자도 후포 양식장 인근에서 경찰이 돌고래호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수색 작업에는 경찰, 해경, 해군을 비롯해 주민, 면사무소 직원 등 134명이 참여했다. 추자도=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7일 전남 완도해양경비안전서 등에 따르면 돌고래호 희생자 10명의 추정 사인은 익사로 판단됐다. 해경 등이 참석한 가운데 6일 오후 8시부터 3시간 동안 전남 해남 지역 병원 3곳에서 진행된 희생자 9명의 시신 검안에서 의사 A 씨는 “희생자들 모두 익사하고 비슷한 시간대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밝혔다.
희생자 중 유일하게 해안가 근처에서 발견된 선장 김모 씨(46)의 시신은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이 실시됐으며 김 씨 역시 ‘익사 추정’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해경 등은 김 씨의 시신에서 혈액도 채취해 분석할 예정이다.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낚시조끼가 구명조끼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폭넓게 퍼져 있다. 이에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50)는 “거센 파도의 충격 등으로 의식을 잃은 상황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면 몸이 물에 뜨지만 낚시조끼는 가라앉아 생명지킴이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고 설명했다.
전복사고 유족 및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가족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위원장 1명과 실종자·사망자 가족 대표 부위원장 등 집행부를 꾸렸다. 위원장은 희생자 이모 씨(48)의 유족인 최영태 씨(60)가 맡았다. 대책위의 요구에 따라 제주해경과 국민안전처는 이날 전남 해남군 다목적생활체육관에서 유가족 등을 상대로 두 차례 수색현황 브리핑을 진행했다.
대책위는 사고 직후 최초 현장에 투입된 선박 26척의 구체적인 출항시간, 이동경로 등 자료 제공을 요구했고 제주해경은 관련 자료를 유가족 등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조속한 선체 인양과 합동분향소 설치를 요청했다. 실종자 가족 24명은 이날 전남도가 제공한 선박을 타고 사고 해역을 둘러봤다. 희생자 이모 씨(62)와 허모 씨(49)의 시신은 빈소가 마련된 부산으로 운구됐다.
해경은 경비함정 25척, 해군함정 7척 등 총 선박 72척과 항공기 9대를 투입해 해상수색을 하는 한편 추자도 주민과 군경 115명을 동원해 해안가 수색을 벌였으나 실종자를 추가로 발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