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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자기부상열차, 마이애미비치 달릴까

입력 | 2015-09-08 03:00:00

“소음-진동 적고 日보다 비용 저렴”… 美 마이애미 3개 지자체 도입 검토




임용택 한국기계연구원장(큰 사진 왼쪽)과 콘래드 블랭컨지 미국 올랜도 MPO 위원이 기계연이 개발한 한국형 자기부상열차(작은 사진)의 마이애미비치 수출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한국산 자기부상열차가 세계적인 휴양도시인 미국 마이애미비치를 달리게 될까. 이런 꿈의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산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해 해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은 미국 플로리다 주의 마이애미비치와 마이애미 시, 마이애미 데이드카운티 등 3개 지방자치단체가 이들 지역을 통과하는 약 30km 구간의 도시형 교통수단으로 기계연의 자기부상열차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이 구간의 3km를 차지하는 마이애미비치에 설치될 경우 한국 자기부상열차의 세계적인 ‘쇼케이스(Showcase·전시장)’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애미 데이드카운티의 카를로스 지메네스 시장의 요청으로 최근 한국을 방문해 인천공항에서 시험운행 중인 자기부상열차를 시승한 콘래드 블랭컨지 일행은 “승차감면에서 정말 소음이 작고 진동도 별로 느낄 수 없어 굉장히 놀라웠다”며 “세계적인 휴양지이고 부촌인 마이애미 현지에서 가장 중시하는 측면이 건설비와 더불어 소음과 진동 문제”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 올랜도 시의 교통정책당국(MPO) 위원으로 기계연과 마이애미 지자체들 간 교섭창구를 맡은 그는 “건설비는 이미 기계연의 자기부상열차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어 도입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임용택 기계연구원장은 7월 하순 마이애미 시를 방문해 한국형 자기부상열차의 장점을 각인시켰다. 기계연에 따르면 한국형 자기부상열차가 마이애미 지자체들이 도시형 교통수단으로 추진했던 지하철(중전철)에 비해 건설비가 10분의 7가량 저렴하고 최근 대체 수단으로 검토한 경전철(바퀴식)에 비해서는 소음과 진동면에서 우수하다. 한형석 기계연 자기부상연구실장은 “우리의 자기부상열차는 일본에 비해 기술수준은 대등하지만 건설비가 저렴하고 미국은 실용화 이전 단계여서 기회”라고 전했다. 임 원장은 “이번에 우리의 자기부상열차가 마이애미에 진출하면 미국 대륙 진출의 문을 여는 셈”이라며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고속철도 등 교통수단의 미국 공략에 적극적인 만큼 우리도 정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