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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가뭄에 잘 견디는 이유?…국내 연구팀, 메커니즘 세계 첫 규명

입력 | 2015-09-08 14:21:00


유카단백질이 과발현된 식물(가운데 줄)은 야생종에 비해 가뭄에 더 잘 버틴다. 반면, 유카 단백질에 변형이 생긴 식물(오른쪽 줄)은 가뭄에 버티지 못했다.

국내 연구팀이 가뭄 같은 악조건에서도 식물이 자랄 수 있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사람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 해롭듯 식물 또한 가뭄 등의 악조건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포에 독성을 내는 활성산소가 만들어져 시들 수 있다.

윤대진 경상대 생화학과 교수팀은 이전까지 식물 생장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단백질 ‘유카(YUCCA)’가 스트레스 조건 때문에 만들어지는 활성산소에 식물체가 저항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유카 단백질이 식물체 내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지면 환경변화로 생긴 스트레스로 식물체 내에서 활성산소가 다량으로 생겨도 죽지 않고 잘 버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카 단백질은 이전까지 식물의 성장과 발달에 관여하는 ‘옥신(auxin)’ 호르몬을 합성하거나 조절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이 활성산소로부터 식물체를 어떻게 지켜주는 지 알아내기 위해 단백질을 구성하는 물질인 ‘아미노산’의 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활성산소 생성을 억제하는 효소로 알려진 티올-리덕테이즈(Thiol-reductase)와 유사한 부분이 유카 단백질에서 발견됐다. 유카 단백질이 기존에 알려진 기능 외에도 활성산소의 생성을 막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된 것이다.

실제로 유카 단백질을 잘 만들도록 한 식물은 가뭄 상황에서 일반 야생종보다 더 잘 버틴 반면, 유카 단백질을 만들 수 없도록 한 식물은 야생종보다 가뭄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교수는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작물 중 69%가 가뭄, 냉해 등 환경 스트레스에 의해 손실되고 있다”며 “연구결과를 응용해 작물 손실을 줄여 인류의 식량 문제 해결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8월 28일자에 실렸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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