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충북]괴산 갈은구곡 ‘선국암’서 바둑 신선놀음 재현한다

입력 | 2015-09-09 03:00:00

19일 김인-유창혁 9단 특별대국




19일 김인 9단과 유창혁 9단이 특별 대국을 펼치는 충북 괴산군 칠성면 갈은구곡의 선국암. 사진은 괴산군 바둑협회 회원들이 7월에 신선들이 바둑 두는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괴산군 제공

‘玉女峰頭日欲斜(옥녀봉 산마루에 해가 저물어) 殘棋未了各歸家(바둑을 못 끝낸 채 집으로 돌아갔네) 明朝有意重來見(이튿날 날이 밝아 다시 와 보니) 黑白都爲石上花(흰 꽃 검은 꽃이 돌 위에 피어 있네).’

충북 괴산군 칠성면 갈론리 갈은구곡(葛隱九曲·구곡은 산속을 흐르는 아홉 개 물줄기를 이르는 말)의 제9곡인 ‘선국암(仙局巖)’에는 이 같은 시구가 새겨져 있다. 30여 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는 너른 바위인 이곳에는 바둑판과 바둑돌을 담을 수 있는 구멍까지 파여 있어 ‘바둑바위’로도 불린다. 바둑판 네 모서리에는 사노동경(四老同庚·4명의 동갑내기 신선)이라는 글씨도 음각돼 있다. 바둑판은 갈은구곡을 설정한 전덕호 씨(1844∼1922)가 120여 년 전에 만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일 이곳에서 프로기사인 김인 9단과 유창혁 9단이 특별 대국을 벌인다. 이 대국은 선국암을 널리 알리기 위해 괴산군과 괴산군체육회가 공동 주최하고 괴산군 바둑협회와 대한바둑협회가 주관하는 ‘제1회 괴산 선국암 바둑 한마당’의 이벤트. 실제 대회는 괴산읍 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다.

김 9단과 유 9단은 이날 신선놀음을 재현하기 위해 괴산한지(韓紙)체험관에서 만든 한지 두루마기를 입고 대국을 한다. 또 대국이 열리는 동안 대금 연주와 전통차 시연, 붓글씨 쓰기 등의 퍼포먼스를 통해 신선들이 무릉도원에서 바둑을 두는 모습을 연출할 예정이다.

괴산군 바둑협회 관계자는 “신선들이 놀았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선국암을 알리기 위해 이 같은 특별 대국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괴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바둑대회는 5명이 한 팀을 이루는 동호회 단체전과 초중고등부전으로 치러진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