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상봉 합의] 北, 상봉행사에 집중 요구했지만 南, 생사확인 등도 논의테이블 올려
“서양에선 음식을 먹을 때 수프, 메인 요리, 후식 등이 단계적으로 나오지만 한국은 밥상에 밥, 국, 반찬, 찌개 등을 다 올려놓고 먹는다. 북핵 문제 역시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계적인 접근 방법도 좋지만 한국인들에게는 한 상에 모두 올려놓고 포괄적으로 타결하는 방법이 익숙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2005년 3월 한나라당 대표 시절 미국 컬럼비아대 강연에서 북핵 해법으로 제시한 ‘밥상론’이다. 한국식으로 한 상에 모든 것을 올려놓고 일괄 타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8일 타결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협상에서도 박 대통령의 ‘밥상론’이 활용됐다.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대한 실무적 논의에만 집중할 것을 요구했지만 우리 측은 100가족 상봉 외에도 △전면적 생사 주소 확인을 위한 명단 교환 △상봉 정례화 △서신 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까지 논의 테이블에 다 올려놓았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