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선수 당시 영어선생님 박양선씨
박지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할 당시 영어 선생님이었던 박양선 씨가 박지성으로부터 선물받은 유니폼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맨체스터대 대학원에서 영어교육학을 전공한 박 씨는 박지성의 통역 및 영어 선생님을 찾던 맨유 구단의 소개로 박지성과 인연을 맺었다. 박 씨는 7일 “박지성은 그라운드에서뿐만 아니라 영어 공부에서도 성실함이 장점인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첫 만남 당시 박지성은 기초적인 영어 의사소통만 가능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수줍음이 많고, 말수도 적어 수업에 어려움도 있었다. 박 씨는 “처음에는 (박지성이) 말을 하게 만드느라 애를 먹었다”고 했다.
박지성은 부상과 방문경기가 없으면 일주일에 세 번 진행되는 수업에 결석하지 않았고 숙제를 거른 적도 없었다. 영어를 정복하겠다는 도전정신도 강했다고 한다. 박 씨는 “박지성에게 인터뷰 등을 대비해 예상질문을 준 적은 있지만 답변은 스스로 만들었다. ‘지금은 서툴더라도 내가 가진 만큼의 영어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였다”고 했다. 영어 수업이 시작되고 3년여가 흐른 뒤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서 유럽 기자들의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세 선수의 영어 능력에 순위를 매긴다면 어떻게 될까. 박 씨는 “제자인 박지성이 완벽성 면에서는 앞선다. 그 다음은 소통 능력이 좋은 에브라”라며 웃었다. 박 씨는 현재 영어 교육 분야가 포함된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인 뉴니스를 한국에 설립해 활동 중이다. 그는 “박지성처럼 해외 진출을 꿈꾸는 어린 선수들이 영어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