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기기를 공짜로 빌려주겠다며 무료체험단을 모집한 뒤 갑자기 계약을 어긴 중견 정수기 업체 대표에게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약속된 렌털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사기)로 한일월드 이영재 회장(52)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이 회장은 2300여명의 고객을 모집하며 950만 원 상당의 음파진동 운동기기를 4년간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 홍보활동을 해주면 월 19만8000원씩 할부금을 고객 통장에 넣어주기로 했다. 고객에게 지급된 금액을 할부금융업체인 BNK캐피탈이 출금해가는 ‘금융리스 렌털’ 방식이었다. 한일월드는 렌털계약서를 담보로 BNK캐피털 측으로부터 54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한일월드는 1년여 동안 제 때 입금을 했지만 자금난을 겪은 올 7월부터 입금을 중단했다. 하지만 BNK캐피털 측이 계속해서 고객의 통장에서 돈을 빼가면서 계약자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 회장은 경찰 조사에서 “고객에게 할부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있기 때문에 사기가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많고 피해 금액 규모가 늘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