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1990년대 후반 전국을 강타한 이 노래는 원래 교회와 개신교 모임에서 불리기 시작했다. 선율과 가사가 보편적 울림을 갖고 있어 일반에 퍼졌다.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갔다. 생일축하곡으로도 널리 쓰였다. 이 무렵은 찬송가보다 부담이 적고 가요나 팝에 가까운 음악, CCM(기독교 계열 대중음악)의 전성기였다.
21세기 들어 음악 소비가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위주로 바뀌면서 CCM 시장도 큰 타격을 받았다.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는 CCM을, 아이돌 팬도 아닌데 굳이 음반으로 사지 않았다. 또 비신자 선교를 주 타깃으로 했던 기독교계 방송들도 CCM 대신 일반 음악을 더 많이 틀었다. CCM 가수들 입장에선 앨범을 내도 방송 기회가 적으니 음반 제작 단계부터 위축됐다. 그나마 몇 년 전 CCM가수 소향이 MBC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것이 일반에 존재감을 알린 드문 사례다.
CMTV(씨뮤직텔레비전·대표 김효성)는 7월 국내 최초 24시간 CCM 전문 TV 방송을 인터넷(IP)TV인 ‘KT올레’에서 시작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유명한 가수 이정림이 진행하는 ‘이정림의 힐링송’을 비롯해 다윗과 요나단, 전용대 목사, 조수아 같은 CCM가수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대거 포진했다. CCM 가수들의 콘서트, 뮤직비디오도 방영하고 생방송으로 시청자가 전화로 참여하는 ‘도전 가스펠 열창’(월~금 오후 2~4시)도 선보였다.
김 대표는 “포화상태인 종교방송과 달리 CCM 전문 방송은 수익 면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고 음악방송으로 허가받았다”며 “국내에 3000명 넘는 CCM 가수가 교계 행사에서 주로 활동하는데 이들을 방송으로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CMTV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10개 이상이며 모두 풀HD 영상으로 서비스된다. ccmtv.co.kr
CBS 라디오는 14일부터 24시간 CCM 전문 채널인 ‘CBS JOY4U’의 방송을 시작한다. 표준FM과 음악FM에 이은, CBS 라디오의 제3채널이다. 스마트폰 앱 ‘CBS 레인보우’로 들을 수 있다. 송정미, 최인혁, 한웅재 같은 CCM 스타들이 진행을 맡는다. 배우 이성재가 진행하는 ‘CCM 캠프’도 간판 프로그램. 김세광 CBS 특임부장은 “CCM은 기독교 방송에서 비주류였다. 전문채널 개국으로 침체된 CCM계가 다시 도약하는데 일조했으면 한다”고 했다. CBS는 개국을 축하하는 ‘평화누리 찬양대축제’(13일 오후 4시 임진각 평화누리)도 연다. rainbow.cbs.co.kr/Rainbow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