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 산 240의 선갑도 전경. 최근 S공영이 수도권 산림골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채석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히면서 환경단체와 대립하고 있다. 인천 옹진군 제공
요즘 이와 비슷한 일이 선갑도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섬을 소유한 S공영은 선갑도 내 37만6756m²에서 17년간 1800만 m³의 골재를 채취하기로 하고 산림청에 ‘채석단지’ 지정을 신청했다. 최근 주민설명회도 마쳤다. 골재 채취 이후 콘도미니엄 등 해양레저 시설과 항만 물류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골재 채취장이 없는 인천의 경우 돌값이 ‘금값’이어서 채석단지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판단이다. 실제로 백령도의 레미콘 공장 2곳은 원자재를 300km가량 떨어진 충남 보령 등지에서 운송하고 있어 가격 폭등 사태를 겪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면서 주택건설 비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토목업체인 인천 K사 관계자는 “깬 자갈이 부족해 현장 공사가 지연되는 일이 다반사다. 지난해 인천지역에서 소비된 깬 자갈 830만 m³ 가운데 무려 70%를 외지에서 들여와 물류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는 선갑도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2014년 국토교통부 골재 수급 계획을 확인한 결과 ‘인천은 김포 개발 사업에 따른 부산물 공급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명시돼 있어 선갑도에서 채석이 이뤄지지 않아도 골재 수급엔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S공영은 “골재원이 없는 인천 부산 대구지역에서 자갈 수급 불안정이 우려된다고 국토부 골재 수급 계획에 명시돼 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국토부가 충남 등 6개 채석단지를 조속히 추진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
녹지자연도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녹색연합은 선갑도 채석단지 예정지의 94.9%가 수령 20∼50년생의 원시림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1960, 70년대 군부대가 주둔하고 1980년대에는 2번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원시림 모습이 사라졌다는 것이 S공영 측의 주장이다. 또 녹색연합은 “선갑도가 무인도여서 채석단지 등 개발행위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9일 현재 홍모 씨(65) 등 4명이 섬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자월면주민센터 주민등록 기록에서 확인됐다.
옹진군 관계자는 “덕적-소야도 연륙교 공사, 덕적도 서포리 마리나리조트 건설, 발파석을 이용한 인공어초(물고기집) 설치 등 대형 공사가 예정돼 있어 채석단지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