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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가람을 전력首都로… 10개월새 52개사 유치

입력 | 2015-09-10 03:00:00

[글로컬 공기업이 뛴다]<1>광주-전남의 한국전력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사옥 전경. 한전은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를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 특화도시로 키우기 위해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제공

《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올해로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침체됐던 지역사회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전 기관들은 벌써부터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인재 채용,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해 지역에 깊게 뿌리 내리고 있다. 단지 지역에 안주하지 않고 지역을 거점으로 세계로 뻗어 나가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글로컬(global+local)’ 기업을 꿈꾸는 공공기관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

전남 나주시 하면 배, 곰탕 같은 먹을거리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나주의 상징이 확 바뀌고 있다. 농촌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전력’ ‘에너지’ 등 첨단 산업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전력이 전남 나주의 광주·전남 빛가람 혁신도시로 이전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조환익 사장

○ 광주·전남을 ‘대한민국 전력수도’로

나주로 이전한 한전 임직원들은 “우리는 ‘지방 공기업’이 아니라 ‘수도권 공기업’이다”라고 말하곤 한다. 한전이 중장기적으로 광주·전남을 대한민국 전력(電力) 수도로 육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본사 이전을 계기로 미국의 실리콘밸리(전자·컴퓨터), 일본의 도요타 시(자동차)처럼 광주·전남을 에너지에 특화된 세계적인 지역으로 만든다는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 계획을 세웠다.

특히 광주·전남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2020년까지 기업 500개를 유치하고 지역 핵심 인재 10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중소기업 육성자금 2000억 원을 투자하고 인재 양성에는 매년 100억 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벌써부터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본사 이전 이후 8일까지 10개월 만에 협력기업 52곳을 에너지밸리에 유치했다. 투자 유치액은 2476억 원에 이르며 2378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8일에는 나주 본사에서 25개 기업과 에너지밸리 기업유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전력에너지 분야 대기업인 LS산전을 유치하는 결실을 거뒀고, 전력 및 자동화 분야 글로벌 기업인 ABB코리아가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투자에 참여했다.

이와 함께 10월에는 대형 국제 행사인 ‘2015 빛가람 국제전력 신기술·발명대전(BIXPO 2015)’을 빛가람 혁신도시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 35개국 100여 개 기업에서 2000여 명이 참가해 지역 컨벤션 산업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구가 늘고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는 수준으론 혁신도시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며 “혁신도시에 기업을 유치, 육성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다른 지역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지역과 함께 상생 발전

한전은 지역사회에 녹아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한 달에 두 번 한전 강당에서 ‘국제시장’ ‘연평해전’ 등 개봉 영화를 무료로 상영해 시내에 개봉관이 없는 나주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본사 1층 도서관, 31층 라운지 등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지역인재 양성과 지역 교육시설의 발전에도 투자하고 있다. 한전은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48명의 지역인재를 채용했다. 이와 함께 2월부터 지역 대학·연구소 21곳과 함께 ‘산학연 연구개발(R&D)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주요 대학과의 간담회를 통해 지역 대학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지역 학교에 초전도학과 신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전 관계자는 “지역인재에게 가산점 등을 부여해 우수 인력들이 지역에 남아 혁신도시의 동량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에너지 신서비스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원격검침 인프라를 활용한 홀몸노인 이상감지 시스템, 치매노인 위치추적 시스템 등을 개발해 혁신도시에 적용하고 있고 광주·전남 사회복지 시설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