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부활 전통시장]<1>현대카드-송정역전매일·대인시장
이 공사는 송전역전매일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전선 지중화와 도로 재포장 사업이다. 시장 점포 위로 너저분해 보이는 전선들은 다음 달 말까지 땅속으로 깔끔하게 정리될 예정이다.
○ 입지조건은 좋지만 활력은 예전만 못해
광주 동구 제봉로 194번길 대인시장 ‘막둥이 한과’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시범 점포로 선정돼 내부 인테리어를 바꾸고 소포장 제품을 배치해 7월 새롭게 문을 열었다. 점주인 이해성 씨(65·왼쪽)와 김효자 씨가 직접 만든 한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급격하게 상권이 쇠퇴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예전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오던 단골 고객의 방문으로 그나마 시장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시장이 이렇게 쇠퇴한 것은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200m 남짓 되는 짧은 시장 골목 안에 방앗간만 7개가 될 정도로 상품의 다양성이 부족했다. KTX역 바로 앞에 있지만 기차 이용객들이 간단히 사갈 수 있는 먹을거리도 없다.
○ 광주창조혁신센터의 ‘시장 살리기’
이렇게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도 점점 죽어가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지원을 받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올 1월 문을 열면서 ‘서민주도형 창조경제 확산 모델’을 구축하는 방안으로 창조적 전통시장 육성을 계획했다.
현대카드는 송정역전매일시장을 광주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인기 있는 ‘먹거리 특화 전통시장’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세부 추진 요소는 ‘추억의 시장’ ‘맛있는 시장’ ‘편리한 시장’ 3가지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김영관 현대카드 M-TFT 팀장은 “획일적으로 겉모습을 현대화하는 게 아니라 ‘추억의 시장’으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송정역전매일시장엔 1970, 80년대 건물과 옛 글씨체로 적힌 간판이 많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이동한 느낌이 가득했다. 떡갈비, 육전, 상추튀김 등 먹거리 메뉴를 다양화하고 공공 편의시설을 늘린다.
상인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배석용 상인회장(66)은 “많은 가게가 거의 장사가 안 돼 문을 늦게 열고 빨리 닫는 실정”이라며 “앞으로 탈바꿈하면 예전 명성을 되찾을 것 같아 기대가 무척 크다”고 말했다.
○ 개선사업의 시범 점포 만족도 높아
송정역전매일시장의 미래 모습은 대인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미 현대카드는 광주 동구 제봉로 194번길 대인시장의 점포 두 곳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점포 개선을 7월 완료했다. 한과류 도·소매점인 막둥이 떡집은 ‘막둥이 한과’로, 수삼 생강 대추를 팔던 대흥인삼약초는 ‘하루에 약초’로 새롭게 태어났다. 현대카드의 도움으로 내부 인테리어, 진열 방법, 포장을 개선한 덕택에 매출이 올랐다.
광주=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