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리스타트 다시 뛰는 기업들]<1>삼성 반도체단지 건설 현장
생산라인의 기본 뼈대가 될 기둥들이 들어선 부지에서는 레미콘 트럭과 덤프트럭들이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공사장 주변에는 ‘함바(건설현장 식당)’와 인력사무소, 공구 대여점, 카센터 등이 줄지어 들어서 있었다.
○ 세계 최대 반도체공장 들어서면
이 부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 1기가 세워지면 약 41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5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비롯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20조 원의 매출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기존 화성·기흥(메모리, 시스템LSI 생산라인)-온양(후공정라인)-아산·탕정(삼성디스플레이)과 일(一)자로 이어지는 ‘삼성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성돼 삼성의 부품 사업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평택 반도체 라인은 최신 반도체 제품을 생산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모바일, 서버 시장의 리더십을 한층 강화하고 차세대 사물인터넷(IoT) 시장까지 선점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삼성전자 라인이 입주할 고덕국제신도시는 미군기지 평택 이전에 따른 특별법에 따라 형성되는 사실상 수도권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도 인근 단지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입주를 앞둔 단계다.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잇달아 들어선다는 점에 대한 기대 속에 온 도시가 들썩이며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평택시 관계자는 “이전까지 평택이라 하면 ‘기지촌’을 떠올리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새로 지은 캐치프레이즈 ‘신성장경제신도시’에 걸맞은 모습으로 변신 중”이라고 전했다.
○ 이미 시작된 경제 활성화 효과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독 뜨거운 아파트 및 상가 분양 열기가 대표적이다. 최근 고덕국제단지 주변의 아파트 분양 물량이 잇달아 ‘완판’되는 상황이다. 특히 2006년부터 미분양 상태가 이어지던 소사벌지구는 지난해 삼성전자 투자 발표에 힘입어 올해 초 완판됐다. 평택시는 가는 곳마다 신규 아파트 분양권 접수 및 상가 임대 소식을 알리는 플래카드들이 걸려 있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사무소 직원은 “삼성전자 투자 발표를 기점으로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이 3.3m²당 100만∼150만 원씩 뛰었다”며 “조용하던 평택에 처음으로 전국 ‘떴다방’들까지 몰려왔을 정도”라고 전했다.
지역 경제도 새로 유입된 인력들 덕에 활성화되고 있다. 심광진 평택시 신성장전략국장은 “공사가 시작되면서 평택시의 건설장비와 인력이 대거 투입되고 있고, 라인 가동을 위해 삼성물산과 엔지니어링, 제일모직 인력을 비롯해 공사 인부가 대거 유입되면서 인근 지역의 주거시설 임대 수요가 크게 늘고 상가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택으로 본사를 옮기려는 삼성전자 협력사들의 이주 문의도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인구 유입에 따른 경제 활성화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입주에 대한 지역 사회의 기대도 크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 5km 이내에 거주 중인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인 ‘오케이 365 희망천사’ 프로젝트를 최근 평택에도 적용해 시행 중이다. 적어도 삼성전자 사업장 주변에는 끼니를 거르는 소외 이웃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로, 현재 평택 공사장 인근에 거주 중인 차상위계급 홀몸노인 30여 명이 연중 생필품과 긴급구호물품 등을 지원받고 있다. 7월에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임직원들이 평택 전통시장 체험을 하고 시장에서 구매한 물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부락종합사회복지관 정영호 부관장은 “삼성전자 착공식을 계기로 평택 지역의 다양한 계층으로 그 낙수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며 “입주 후에도 삼성전자가 지역 사회와 함께 더 고민해 소외된 이웃들에게 손을 내밀어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택=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