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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 “교통망 통합해야”… 朴대통령 구상 호응

입력 | 2015-09-11 03:00:00

유라시아 교통물류 국제심포지엄
中 “각국 물류 규제도 통일을”… 러 “벨라루스까지 국제도로 건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유라시아 교통물류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실현을 위해서는 교통·물류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상호존중과 평등, 호혜의 원칙으로 유라시아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 노력하겠습니다.”(류샤오밍 중국 교통부 차관보)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유라시아 교통물류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53개국 대표들은 유라시아 대륙 국가들의 교통·물류 연계성을 높이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에 깊은 공감을 보였다. 이날 각국은 자국의 주요 교통사업을 소개하는 한편 유라시아의 물류 장벽을 낮추기 위한 핵심 과제들을 제시했다. 논의된 내용은 이날 발표된 ‘서울 선언문’에 반영됐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유라시아 교통·물류 통합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실크로드)’와 ‘신동방정책’을 통해 대륙을 가로지르는 교통망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만주횡단철도(TMR) 등 장거리 철도 건설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류 차관보는 “유라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이웃 나라이며 전략적 동반 국가”라고 언급하며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공감대를 표했다. 그는 또 국가 간의 원활한 인적, 물적 교류를 막는 장애물을 해소하자고 제안했다. 류 차관보는 “철로 등 각국의 교통 인프라가 표준화되지 않아 물류 효율성이 떨어진다. 연계된 교통망을 구축하는 한편 무역품의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고 나라마다 다른 물류 규제를 통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리적인 걸림돌뿐만 아니라 제도적인 비효율성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으로, 한국 정부가 내놓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막심 소콜로프 러시아 교통장관은 “러시아의 교통망을 세계의 교통 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이 러시아의 주요 교통 전략”이라고 운을 떼며 철도·도로·해운 분야에서 러시아가 추진하는 주요 사업들을 소개했다. 그는 “전체 유라시아 교통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TSR 노선의 현대화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콜로프 장관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0년까지 자국과 카자흐스탄, 벨라루스를 잇는 총연장 9000km의 국제도로를 완공할 계획이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항로인 북극 항로 개발을 위해 북극해 주변 항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른 대표들도 유라시아 교통·물류망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실현 방안을 제시했다. 수레시 프라부 인도 철도장관은 재정적인 문제를 선결 과제로 꼽으며 “글로벌 펀드를 조성해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정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게르하르트 사바틸 주한 유럽연합(EU)대사는 유라시아보다 먼저 역내 관세 등을 철폐한 EU의 사례를 들면서 “기간시설 통합뿐만 아니라 각국이 교통 분야에서 갖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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