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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 “조기 全大”… 친노 “잿밥에만 관심있는 극소수 의견”

입력 | 2015-09-11 03:00:00

문재인 ‘재신임’ 선언후 내분 더 격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재신임’ 카드를 꺼내자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비노 진영은 즉각 “재신임을 묻기 위해 조기 전당대회를 하자”고 맞불을 놨고, 친노 진영은 “문 대표 흠집 내기냐”고 맞받아쳤다. 문 대표의 재신임 카드가 갈등 봉합이 아니라 확전의 불씨가 되고 있다.

○ 비노 “조기 전대” vs 친노 “문 대표 흠집 내기”

비노 진영은 재신임 방식을 문제 삼았다. 왜 문 대표가 자신의 재신임 방식을 먼저 결정하느냐는 지적이다.

비노의 이종걸 원내대표는 10일 국감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진정성 있고 효과적인 재신임 방법으로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며 “무소속 천정배 의원까지 포괄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감이 끝난 뒤 11월쯤 전대를 열자고 압박했다.

전날만 해도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던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표가 다수를 임명하는 중앙위에서 재신임을 묻는 데 반대한다”고 반기를 들었다. 이어 “전당대회에서 선출됐기 때문에 전당대회에서 신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 원내대표의 주장에 동조했다.

김한길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절망이 기교를 낳고 기교 때문에 또 절망한다”는 말로 문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시인 이상이 1936년 동인지인 ‘시와 소설’ 발간에 붙여 쓴 “어느 시대에도 그 현대인은 절망한다. 절망이 기교를 낳고 기교 때문에 또 절망한다.…”란 글을 따온 것.

친노 진영은 조기 전대론에 대해 “잿밥에만 관심 있는 극소수의 의견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친노 핵심인 노영민 의원은 라디오에서 “전당대회를 지금 단계에서 요구한다는 것은 대표를 흠집 내고 보자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표 역시 “당과 논의해 봐야겠지만 지금 당이 전당대회를 치를 여유가 있겠느냐”고 했다고 한다.

○ 재신임 1라운드는 ‘통과’ 가능성 높아

재신임 1라운드는 16일 혁신안의 중앙위원회 표결. 중앙위는 현역 의원뿐만 아니라 당 소속 시도지사 및 시도의회의장, 구청장·시장·군수 등 500여 명으로 구성된다. 당내에선 중앙위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한 재선 의원은 “중앙위는 범친노 세력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무기명 비밀투표가 아니라 거수 또는 기립 방식으로 공개투표를 한다”고 말했다. 지도부 앞에서 공개적으로 의사 표시를 하기 어려워 ‘이탈표’가 나오기 어렵다는 얘기다.

친노 주류 측은 2라운드 절차 준비에 착수했다. 문 대표가 내놓은 ‘당원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 방식으로 재신임을 묻기 위한 여론조사 기관 선정에 들어간 것이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오영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직 사퇴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최고위원 동반 사퇴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한 비노 인사는 “비노 최고위원 가운데 3명만 자진 사퇴하면 지도부 와해로 이어져 조기 전당대회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길진균 leon@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