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근 일병 사건.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허원근 일병 사망 사건 결국 영구미제로, 대법 “軍 부실수사로 인해…”
허원근 일병 사건
가혹행위 등으로 타살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허원근 일병 사망 사건이 결국 영구미제로 남게 됐다.
허원근 일병 사망 사건은 1984년 4월 강원도 화천군 육군 7사단에서 복무하던 허 일병이 M16 소총 3발의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군 의문사 사건이다.
대법원은 허원근 일병의 사망 사건에 대해 “타살 또는 자살인지 명확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또 허원근 일병이 사망한 당시에만 수집할 수 있는 현장조사와 부검 등이 철저히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사망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허 일병이 타살됐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들과 이를 의심하게 하는 정황만으로는 허 일병이 소속 부대원 등 다른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됐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그렇다고 허 일병이 폐유류 창고에서 스스로 소총 3발을 발사해 자살했다고 단정해 타살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배경에 대해 “헌병대가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면 사고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수사기관으로서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로 인해 현재까지도 허 일병의 사망이 타살에 의한 것인지 또는 자살에 의한 것인지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 수사기관의 부실한 조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원근 일병 사망 사건 발생 당시 군은 허 일병의 사망원인을 자살로 결론 냈지만,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허 일병은 술에 취한 중사가 쏜 총에 맞고 타살된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유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했고 같은 해 국방부 특별조사단은 재수사를 통해 ‘자살한 것이 맞다’고 거듭 밝혔지만 유족들의 소송이 이어지면서 사망 사건에 대한 공방은 계속돼 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