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육군 50사단 신병훈련장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도중 손모 훈련병(20)이 들고 있던 수류탄이 터져 교관 김모 중사(27)가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중상을 입은 훈련병은 오른쪽 손목이 절단됐다. 목격자들은 “훈련장 안전참호에서 훈련병과 교관이 함께 들어간 뒤 통제소의 지시에 따라 훈련병이 ‘안전핀 뽑아’ ‘던져’라고 외친 뒤 팔을 뒤로 젖히는 순간 갑자기 폭발했다”고 전했다.
정상 수류탄은 안전핀을 뽑아도 훈련병이 안전손잡이를 쥐고 있으면 폭발하지 않는다. 군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수류탄에 결함이 있는지, 아니면 훈련병의 실수인지 사고 원인부터 정확하게 가려야 한다. 작년 9월에도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훈련병이 들고 있던 수류탄이 터져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국방기술품질원은 파편을 분석한 결과 수류탄이 불량은 아니라고 밝혔으나 아직 결론을 내진 못했다.
어제 국회 국방위 소속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4월 정기시험에서 수류탄 30발 중 6발이 안전핀을 뽑은 뒤 3초 미만에 조기 폭발하는 치명적 결함을 드러냈다. 업체의 제조 결함으로 방수액이 지연제에 침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군은 결함이 발생한 수류탄과 같이 2011년도 생산된 제품만 하자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현재도 군에 이날 폭발한 것과 같은 수류탄 25만 발이 재고로 남아 있다. 앞으로 언제 또 수류탄 폭발 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며 군이 훈련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