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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지역 민란 날 것”… 획정위, 농어촌 의원들과 별도 회의도

입력 | 2015-09-12 03:00:00

[토요판 커버스토리]선거구획정 논란, 국감서도 뜨거운 감자로




내년 4월 총선에 적용되는 선거구 획정 문제는 1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슈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인구 편차 ‘2 대 1’ 결정에 대해 “헌재가 지역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 같다”면서 “2 대 1 구조로 (선거구를) 일률적으로 만들면 서울의 5배가 되는 선거구가 생긴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는 한 지역구인데 이는 서울 지역구 평균 면적의 325배이고 서울 전체 면적의 6.8배라는 것. 선거구획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대년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은 “이번 선거구 획정의 키포인트는 ‘(인구 편차 2 대 1을 맞춰야 하는) 인구 비례성과 지역 대표성을 어떻게 잘 조화시킬 것이냐’이다”라며 “도시 지역은 2(인구 상한선)에 가깝게, 농촌 지역은 1(인구 하한선)에 가깝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도 “2 대 1로 비율이 바뀌었으면 그에 따라 (의원 정수가) 바뀌어야 하는데 300명으로 고정하고 비례대표를 54명으로 정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지역구를 줄이면) 민란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김용희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결론은 간단하지만 의원 정수를 늘리는 부분에 대해 국민 여론이 허용하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사무차장도 “현재 (지역구) 246석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서울 중구, 경북 울릉군 등 4곳이 시군구를 분할하지 않으면 선거구를 만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2 대 1’ 기준으로 인해 선거구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농어촌 지역 의원들의 반발이 크자 선거구획정위는 이날 오후 농어촌 지역 의원들과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황영철 장윤석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박민수 의원이 참석했다. 이 의원은 “농어촌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2 대 1’ 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농어촌 지역의 선거구는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필요하다면 게리맨더링(정략적인 선거구 조정) 등을 통해서라도 농어촌 지역구를 지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선거구획정위원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10월 13일까지 국회에 선거구획정안을 제출해야 하지만 국회 정개특위가 획정 기준 등을 입법화하지 않으면서 자칫 선거구 조정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은 헌재 결정과 관련해 인구 하한 미달 지역에 대한 예외 조항인 ‘농어촌·지방 특별선거구’를 신설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국회가 법정 처리 시한인 11월 13일까지 획정안을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성호 sungho@donga.com·차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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